자율주행 배송 로봇의 문턱 극복 휠 메커니즘: 가변 로커-보기(Rocker-Bogie) 서스펜션 구조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실제 도심에서 상품을 운반하려면 단순히 바퀴를 회전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평평한 실내 바닥과 달리 실제 보도에는 낮은 턱, 경계석, 배수구, 경사로, 포장면의 단차처럼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송 로봇은 아파트 현관이나 상가 입구, 인도와 차도의 경계처럼 작은 단차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이때 바퀴가 장애물에 걸리면 추진력이 손실되거나 차체가 크게 기울어질 수 있고, 심하면 적재함의 상품이 흔들리거나 로봇 자체가 주행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계 구조가 로커-보기(Rocker-Bogie) 서스펜션입니다. 원래 행성 탐사 로버에 널리 사용된 구조이지만, 최근에는 실외 서비스 로봇과 배송 로봇의 험지 주행을 위한 연구에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역시 로커-보기 방식의 모바일 로봇을 연구하면서 불균일한 지형과 턱을 극복하는 실험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1. 로커-보기 서스펜션이란?
로커-보기는 여러 개의 휠을 하나의 연결 구조로 묶어 지면의 높이 변화에 따라 각각의 바퀴가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서스펜션 구조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각각의 바퀴에 스프링과 댐퍼가 연결되어 차체의 승차감과 접지력을 확보합니다. 반면 전통적인 로커-보기 구조에서는 링크와 회전축을 이용해 지형 변화에 대응합니다.
NASA의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도 로커-보기 서스펜션을 사용합니다. NASA 설명에 따르면 이 구조는 로버가 바위나 움푹 파인 지형을 통과할 때 각 바퀴의 지면 접촉을 유지하면서 차체의 기울기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한쪽 바퀴가 높은 곳을 올라가더라도 나머지 바퀴가 지면에서 최대한 떨어지지 않도록 연결된 구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2. 배송 로봇에게 문턱이 어려운 이유
사람에게는 몇 센티미터에 불과한 문턱도 작은 배송 로봇에게는 상당한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바퀴의 지름이 작으면 장애물의 상대적인 높이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바퀴 지름이 20cm인 배송 로봇이 5cm 높이의 턱을 만났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람이 보기에는 낮은 턱이지만 로봇 입장에서는 바퀴 반지름의 절반에 가까운 높이입니다. 바퀴가 턱에 부딪히면 필요한 구동력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바퀴가 미끄러질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배송 로봇에서는 휠 크기, 접근 각도, 서스펜션 움직임, 모터 토크, 차체 무게중심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3. 로커와 보기는 어떻게 움직일까?
기본적인 6륜 로커-보기 구조를 예로 들면 한쪽에 세 개의 바퀴가 배치됩니다.
앞쪽 바퀴와 중간·뒤쪽 바퀴를 연결하는 링크가 서로 다른 회전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지형의 높이 차이를 흡수합니다.
| 구성 요소 | 주요 역할 |
|---|---|
| Rocker | 전방 휠과 후방 링크를 연결하고 큰 지형 변화에 대응 |
| Bogie | 중간·후방 휠을 연결해 지면 접촉 유지 |
| Pivot | 링크가 회전하는 중심축 |
| Wheel | 추진력과 지면 접촉력 생성 |
| Differential | 좌우 서스펜션 움직임을 연계하는 구조 |
| Controller | 센서 정보를 이용해 주행 상태 판단 |
이 구조의 장점은 별도의 복잡한 능동 제어가 없어도 기계적인 링크 움직임만으로 일정 수준의 지형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퍼서비어런스의 로커-보기 시스템도 지형과 상호작용하면서 각 바퀴에 비교적 일정한 하중을 유지하고 차체 기울기를 줄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4. 그렇다면 ‘가변’ 로커-보기는 무엇이 다를까?
전통적인 로커-보기는 기본적으로 수동(passive) 구조입니다.
바퀴가 장애물에 닿으면 링크가 지형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배송 로봇이 도심에서 운행하려면 단순히 지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이 높은 턱을 정면으로 만났다면 앞바퀴를 들어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 차체의 무게중심과 뒤쪽 바퀴의 접지력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 액추에이터를 추가한 능동 또는 가변 서스펜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변 로커-보기에서는 모터나 액추에이터를 이용해 로커 또는 보기의 각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즉,
장애물 감지 → 서스펜션 각도 변경 → 바퀴 접지력 확보 → 차체 자세 조정 → 턱 통과
와 같은 제어가 가능해집니다.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의 연구에서도 능동 조향과 능동 보기 구조를 적용한 로커-보기형 모바일 로봇으로 불균일한 지형과 연석(curb) 등반을 실험했으며, 센서 추정값을 기반으로 접지 바퀴에 구동력을 분배하는 방법을 다뤘습니다.
5. 문턱을 만났을 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배송 로봇이 평평한 보도를 이동하다가 문턱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먼저 카메라나 LiDAR 같은 센서가 앞쪽 지형의 높이 변화를 측정합니다.
주행 알고리즘은 측정된 데이터를 이용해 단순한 평면인지, 통과 가능한 단차인지 판단합니다.
통과 가능한 장애물이라면 로봇은 접근 속도를 낮추고 바퀴의 토크를 조절합니다.
앞바퀴가 턱에 닿으면 로커가 회전하면서 앞쪽 바퀴가 장애물 위로 올라갑니다.
이때 보기 링크는 중간과 뒤쪽 바퀴의 지면 접촉을 유지하도록 움직입니다.
이후 앞바퀴가 턱을 넘어가면 중간 바퀴가 장애물을 통과하고 마지막으로 후방 바퀴가 넘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차체가 지나치게 기울지 않도록 서스펜션과 구동력을 조절하면 상품을 실은 상태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합니다.
6. 센서가 서스펜션 제어에도 필요한 이유
가변 서스펜션의 핵심은 기계 구조만이 아닙니다.
로봇이 현재 어떤 지형을 지나고 있는지 알아야 적절한 제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센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센서 | 측정 정보 | 활용 |
|---|---|---|
| LiDAR | 거리·높이 정보 | 턱과 장애물 형상 파악 |
| RGB 카메라 | 영상 정보 | 연석·보행자·주행환경 인식 |
| IMU | 가속도·각속도 | 차체 기울기 측정 |
| 휠 엔코더 | 바퀴 회전량 | 속도·미끄러짐 추정 |
| 모터 전류 센서 | 구동 부하 | 장애물 접촉·부하 판단 |
특히 IMU와 휠 엔코더를 함께 사용하면 로봇이 실제로 얼마나 기울었는지와 바퀴가 정상적으로 회전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7.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바퀴의 접지력’이다
배송 로봇이 턱을 넘을 때 차체가 크게 들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구동 바퀴의 접지력입니다.
바퀴가 지면에서 뜨면 모터가 아무리 강해도 추진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로커-보기 구조는 여러 바퀴가 지면에 접촉하도록 기계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러한 문제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NASA의 로버에서도 로커-보기 구조의 중요한 장점으로 불균일한 지형에서 각 바퀴의 접촉을 유지하고 차체의 기울기를 줄이는 특성이 제시됩니다.
배송 로봇에서는 여기에 능동적인 토크 분배까지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턱을 올라가는 앞바퀴에는 더 큰 구동력이 필요하지만, 뒤쪽 바퀴는 지나치게 큰 토크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습니다.
8. 가변 구조의 장점과 단점
가변 로커-보기는 기존 수동 구조보다 다양한 지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 항목 | 수동 로커-보기 | 가변 로커-보기 |
|---|---|---|
| 구조 | 비교적 단순 | 복잡 |
| 제어 | 낮은 편 | 높은 수준 필요 |
| 에너지 소비 | 상대적으로 낮음 | 액추에이터 사용에 따라 증가 |
| 장애물 대응 | 기계적 적응 | 능동 대응 가능 |
| 유지보수 | 상대적으로 용이 | 부품 증가 |
| 센서 의존도 | 낮음 | 높음 |
NASA가 2026년 공개한 ERNEST 로버 연구에서도 기존 로커-보기 구조를 발전시킨 능동 서스펜션을 사용해 바퀴의 하중 분배를 조절하고, 장애물 등반과 다양한 주행 방식을 실험했습니다. 동시에 필요할 때는 수동 모드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접근도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미래의 배송 로봇에서도 항상 능동 서스펜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형 상황에 따라 능동·수동 방식을 선택하는 구조가 하나의 설계 방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9. 배송 로봇에 적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가변 로커-보기 구조를 배송 로봇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작은 연석이나 문턱을 통과할 때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바퀴가 지면과 접촉하는 상태를 유지해 미끄러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셋째, 차체 기울기를 관리하면 내부에 운반하는 음식이나 택배 상품의 흔들림을 줄이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넷째, 평탄한 도로에서는 서스펜션을 효율적인 상태로 유지하고 장애물이 많은 구간에서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성능은 휠 크기, 로봇 중량, 모터 토크, 링크 길이, 무게중심, 장애물 높이와 형태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10. 앞으로의 배송 로봇은 ‘바퀴’보다 전체 시스템이 중요하다
자율주행 배송 로봇의 장애물 극복 능력은 서스펜션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환경 인식 → 장애물 분류 → 통과 가능성 판단 → 속도 제어 → 구동 토크 분배 → 서스펜션 제어 → 자세 안정화
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특히 로봇이 보도에서 사람과 함께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턱을 넘는 능력보다 안전한 주행 경로를 선택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3D 지형 인식과 로컬 경로 계획, 능동 서스펜션, 휠 토크 제어가 결합된 형태의 배송 로봇이 연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무리
자율주행 배송 로봇에서 문턱과 연석을 안정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터 출력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로커-보기 서스펜션은 여러 바퀴가 변화하는 지형에 적응하도록 만들어 접지력을 유지하고 차체의 기울기를 줄이는 대표적인 이동 메커니즘입니다.
특히 가변 로커-보기 구조는 기존의 수동적인 지형 적응 방식에 액추에이터와 센서 제어를 더해 로봇이 장애물의 형태와 주행 상태에 맞춰 서스펜션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 NASA의 탐사 로버는 로커-보기 구조를 장기간 활용해 왔고, 2026년 공개된 ERNEST 연구에서는 이를 발전시킨 능동 서스펜션으로 장애물 등반과 지형 적응 능력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에서도 로커-보기 기반 모바일 로봇을 이용해 연석 등반과 불균일 지형 주행을 연구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미래의 배송 로봇에서 중요한 것은 ‘큰 턱을 넘을 수 있는 강한 바퀴’가 아니라, 지형을 이해하고 필요한 만큼 바퀴와 서스펜션을 움직여 안정적으로 통과하는 지능형 이동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출처
- NASA Science — Perseverance Rover Components: 로커-보기 구조, 휠 구성, 장애물 및 경사 대응에 대한 공식 설명. NASA Science
- NASA/JPL — NASA Testing Advanced Capabilities for Moon, Mars Rovers (2026): ERNEST 능동 서스펜션과 장애물 등반, 수동·능동 주행 모드 연구. NASA
- NASA/JPL — Mars 2020 Rover Gets Its Wheels: 퍼서비어런스의 로커-보기 구조와 지형 적응 특성. NASA
- NASA Technical Reports Server — The Challenges of Designing the Rocker-Bogie Suspension: 화성 탐사 로버용 로커-보기 서스펜션의 설계 배경과 장애물 극복 특성. NASA Technical Reports Server
-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 — Study of Rocker-Bogie typed Mobile Robot: 서비스·배송·순찰 로봇의 불균일 지형 적응 및 연석 등반 연구. robotics.hyundai.com
- NASA JPL Open Source Rover — Rocker-Bogie Suspension: 로커-보기 구조의 기계적 구성과 장애물 주행 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