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한국 수출 제조업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 4가지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한국 수출 제조업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 4가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는 환경 규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탄소 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탄소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이 EU로 수입될 때, 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 수준에 맞추어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제조업 비중이 높고 탄소 집약적 산업 구조를 지닌 한국 경제에 CBAM이 가져올 실질적인 영향과 위기 요소 4가지를 집중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직접적인 가격 경쟁력 약화

CBAM의 적용을 받는 대표적인 6대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입니다. 이 중 한국의 대(對)EU 주요 수출 품목인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가장 직접적이고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EU로 철강 제품을 수출할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비례해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합니다. 이는 수출 기업에 사실상 추가 관세로 작용하여 한국산 철강의 가격을 상승시킵니다. 결과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유럽 현지 기업이나 저탄소 제조 기술을 보유한 경쟁국 기업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2.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 데이터 측정 및 검증 부담

CBAM 체제하에서는 단순히 완성품 공장에서 나오는 탄소뿐만 아니라, 원자재 조달부터 부품 가공, 수송에 이르는 전 과정의 ‘배출량 데이터(Scope 1, Scope 2 등)’를 정밀하게 산정하고 검증받아야 합니다.

이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부품과 소재를 납품하는 2·3차 중소·중견 협력업체까지 탄소 배출 측정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데이터 누락이나 산정 오류가 발생할 경우 높은 추정 기본값이 적용되어 막대한 과징금 및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 공급망에 걸친 행정적·재정적 부담이 크게 증가합니다.

3. 자동차·배터리 등 전방 산업으로의 규제 확대 파급 효과

현재 CBAM은 철강, 알루미늄 등 기초 소재 품목을 중심으로 적용되지만, EU는 향후 적용 대상을 완제품 및 하위 복합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소재 가격 상승은 자동차, 가전, 기계, 배터리 등 한국의 대표 전방 제조 산업의 생산 원가 상승으로 직결됩니다. 또한 향후 자동차나 전기 장비 등 복합 제품에까지 CBAM이 확대 적용될 경우, 한국 제조 생태계 전체가 탄소 관세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방어에 비상이 걸리게 됩니다.

4. 저탄소 제조 공정 전환을 위한 설비 투자(CapEx) 압박 가속화

CBAM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업의 생존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들은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전환,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RE100 달성 등 고도화된 저탄소 공정 기술 도입을 조기에 서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술 개발과 대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은 기업의 단기 수익성을 압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차원의 정책 금융 지원, 탄소배출권 거래제 보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공급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요약 및 시사점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단순히 무역 장벽을 넘어 글로벌 제조업의 경쟁력 기준을 ‘가격과 품질’에서 ‘탄소 배출량’으로 재정의하는 사건입니다. 한국 수출 제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급망 탄소 데이터 통합 관리, 친환경 공정 기술 전환, 무역 규제 대응 체계 구축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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