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등급 분류: 내부 저항과 잔존 용량으로 평가하는 방법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사용을 마친 전기차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기술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에서 사용한 배터리는 처음 생산되었을 때보다 성능이 저하되지만, 차량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워졌다고 해서 모든 배터리가 더 이상 활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의 잔존 성능과 안전성을 정확하게 평가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용 전력 설비 등 다른 용도로 다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배터리 재사용 또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사용 후 배터리를 동일한 조건으로 재사용할 수는 없다. 내부 저항, 잔존 용량, 셀 간 성능 편차, 과거 고장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등급 분류 원리와 핵심 평가 지표, 실제 진단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기술적 요소를 살펴본다.

1.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등급 분류가 필요한 이유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내부 전극과 전해질의 특성이 변화한다. 이러한 열화는 배터리의 저장 용량과 출력 성능을 감소시키며 내부 저항을 증가시킬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차량에서 사용한 배터리라도 모든 셀의 열화 정도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0개의 셀로 구성된 배터리 팩에서 일부 셀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다른 셀은 충전 용량이 크게 감소하거나 내부 저항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배터리를 새로운 시스템에 그대로 연결하면 특정 셀에 부하가 집중되거나 전체 시스템의 사용 가능한 용량이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재사용 전에는 배터리 팩과 모듈, 개별 셀의 성능을 평가하고 새로운 사용 목적에 적합한지 판단해야 한다.

2. 잔존 용량(SOH)을 이용한 배터리 성능 평가

배터리 재사용 등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잔존 용량이다.

잔존 용량은 배터리가 현재 저장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가 초기 상태와 비교해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배터리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SOH(State of Health)는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용량 기준 SOH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용량 기준 SOH(%) = 현재 측정 용량(Ah) ÷ 초기 기준 용량(Ah) × 100

예를 들어 처음 생산되었을 때 배터리 용량이 100Ah였고 현재 측정한 용량이 80Ah라면 용량 기준 SOH는 80%다.

이 수치는 배터리의 초기 용량 대비 현재 용량을 보여준다. 다만 SOH가 80%라고 해서 모든 배터리가 동일한 출력과 안전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재사용 평가에서는 충전 및 방전 조건, 온도, 측정 방법을 통일해야 하며 내부 저항과 안전성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3. 내부 저항 측정으로 확인하는 배터리 열화 상태

내부 저항은 배터리 내부에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전기적 저항을 의미한다.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면 전극 계면의 변화와 전해질 열화 등으로 내부 저항이 증가할 수 있다. 내부 저항이 커지면 동일한 전류를 사용할 때 전압 강하와 발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내부 저항은 다음과 같은 관계를 이용해 평가할 수 있다.

내부 저항(R) = 전압 변화량(ΔV) ÷ 전류 변화량(ΔI)

예를 들어 배터리에 10A의 전류 변화가 발생했을 때 전압이 0.1V 변했다면 단순 계산상 저항은 0.01Ω, 즉 10mΩ이다.

다만 실제 배터리 내부 저항은 측정 시간, 온도, 충전 상태(SOC), 측정 장비와 시험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서로 다른 조건에서 측정한 저항값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4. 셀 간 용량 편차와 전압 편차 분석

배터리 재사용 과정에서는 개별 셀의 성능 차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터리 팩 전체의 평균 SOH가 양호하더라도 특정 셀의 성능이 크게 떨어져 있다면 실제 시스템 운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평가 항목은 다음과 같다.

평가 항목확인 내용평가 목적
셀별 잔존 용량개별 셀의 충방전 용량용량 불균형 확인
내부 저항셀별 전기적 저항출력 및 발열 특성 분석
전압 편차충전 및 방전 시 셀 전압 차이셀 간 불균형 확인
온도 편차운전 중 셀별 온도 차이열적 이상 여부 확인
자기방전율일정 시간 동안 전압 및 충전 상태 변화내부 이상 가능성 확인
외관 상태팽창, 누액, 변형 등물리적 손상 확인

특히 전압 편차는 배터리의 현재 충전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압만으로 셀의 잔존 용량을 확정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일정한 시험 조건에서 충방전 시험과 용량 측정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배터리 재사용 등급 분류의 평가 예시

배터리 재사용 등급은 새로운 용도에 필요한 성능과 안전 기준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다음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국제적으로 통일된 공식 등급 기준이나 법적 판정 기준은 아니다.

구분평가 상태검토 가능한 활용 방향
A등급잔존 용량과 출력 성능이 양호하고 셀 편차가 작음상대적으로 높은 성능이 필요한 저장장치
B등급일부 성능 저하가 있지만 관리 가능한 상태출력과 운전 조건을 제한한 ESS
C등급용량 및 내부 저항 편차가 비교적 큼추가 진단 및 모듈 재구성 검토
재사용 제외안전성 결함이나 중대한 손상이 확인됨재사용 대신 적절한 재활용 검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잔존 용량만으로 등급을 확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량이 충분히 남아 있더라도 절연 성능이 불량하거나 과거 과충전, 과방전, 침수 및 사고 이력이 확인되면 재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등급 분류는 성능 평가와 안전성 평가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

6. 실제 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진단 절차

사용 후 배터리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검사 절차가 필요하다.

1단계: 사용 이력 확인

제조 시점, 사용 기간, 충전 및 방전 기록, 운행 환경, 과거 수리 이력을 확인한다. 특히 과충전, 과방전, 과전류, 과열 및 사고 이력은 중요한 평가 자료다.

2단계: 외관 및 안전성 검사

배터리 팩의 변형, 균열, 팽창, 누액, 침수 흔적을 확인한다. 고전압 시스템의 절연 상태와 전기적 안전성도 평가해야 한다.

3단계: 잔존 용량 측정

정해진 온도와 충방전 조건에서 배터리의 실제 방전 용량을 측정한다. 초기 기준 용량과 비교해 용량 기준 SOH를 산출한다.

4단계: 내부 저항 측정

교류 임피던스 측정이나 직류 펄스 시험 등 적절한 방법을 활용해 내부 저항을 확인한다.

5단계: 셀 간 편차 분석

개별 셀의 용량과 전압, 내부 저항 및 온도 특성을 비교한다. 특정 셀의 성능이 지나치게 낮은지 확인한다.

6단계: 재사용 목적에 맞는 최종 판정

ESS 등 새로운 시스템의 충방전 조건과 요구 출력에 맞춰 재사용 가능성을 판단한다. 배터리의 잔존 수명과 안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7. 배터리 재사용 등급 분류 기술의 한계와 개선 방향

현재 배터리 진단 기술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모든 배터리의 사용 이력이 완전하게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과거 운전 온도와 충전 패턴을 확인하기 어려우면 잔존 수명 예측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둘째, 내부 저항은 측정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온도나 SOC가 다른 상태에서 얻은 결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면 잘못된 판정이 나올 수 있다.

셋째, SOH는 하나의 숫자로 배터리 전체 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용량이 양호하더라도 출력 특성이나 절연 성능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사용 이력 데이터, 실시간 BMS 정보, 전기적 진단 결과를 통합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열화 예측과 배터리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개별 셀의 잔존 성능과 예상 수명을 보다 정밀하게 추정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예측 결과는 실제 충방전 시험과 안전성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8.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기술의 미래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은 배터리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에너지저장장치의 구축 비용을 절감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재사용이 항상 재활용보다 환경적 또는 경제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배터리 상태와 진단 비용, 운송 및 재조립 비용, 새로운 시스템의 안전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앞으로는 배터리 제조부터 차량 운행, 사용 후 회수까지 이어지는 이력 데이터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잔존 용량 측정과 내부 저항 분석, 셀 간 편차 진단을 결합하면 사용 후 배터리를 목적에 맞게 분류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배터리 재사용의 핵심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용량이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성능과 내부 상태, 안전성, 새로운 사용 환경에서의 잔존 수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등급 분류 기술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와 에너지저장 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및 기술 출처

  1.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IEC), IEC 63330-1:2024 – Repurposing of secondary batteries, Part 1: General requirements
    https://webstore.iec.ch/en/publication/66561
  2.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NREL), Procedure for Assessing the Suitability of Electric Vehicle Batteries for Second Life Applications
    https://www.nrel.gov/docs/fy22osti/84527.pdf
  3. Neubauer, J., Wood, E. and Pesaran, A., Second Life for Electric Vehicle Batteries: Answering Questions on Battery Degradation and Value
    https://research-hub.nlr.gov/en/publications/second-life-for-electric-vehicle-batteries-answering-questions-on/
  4. IEC 63330-1:2024 관련 기술 범위 및 평가 절차
    https://www.evs.ee/et/StandardDownload/DownloadPreview?language=EnglishLanguage&productId=156728

※ 본 콘텐츠는 공개된 국제표준 및 연구기관의 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자료입니다. 본문에 제시한 A·B·C 등급은 설명을 위한 예시이며 공식 국제표준의 등급 구분이 아닙니다. 실제 재사용 여부는 배터리 종류와 새로운 적용 환경에 따른 성능 및 안전성 검증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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